본문 바로가기
잡글창고

다시 부르는 기전사가(祈戰死歌)--도종환

페이지 정보

작성자 대학낫도 작성일03-11-07 04:00 조회3,288회 댓글2건

본문


그대들 지금도 날 기억하는가

장백산 사십 척 골짝에 누워

어랑촌, 백운평 원시림 속 떠돌며

압록강 얼음 위에 은빛 달 뜰 때마다

끓어오르는 울음

살 아린 바람더미로

되살아나고 되살아나는 내 핏발선 목청

그대들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가

시월 삭풍에 우우우 북간도의 겨울은 몰려오는데

야영화 달군 돌 위에 옥수수가루 콩가루

짓이겨 지짐하여 허기를 채우고

키넘는 활엽으로 등 녹이고 가슴 덮으며

사흘 낮 사흘 밤을 꼬박 새워 싸우며

우리는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었지

총대에 내 몸을 칭칭 감아 동여매고

장고봉 넘어 치내려온 관동군, 만철수비대

수백여 구의 뼛속에 박힌 분노가 되어

영영 돌아오지 않고 지금도 썩어있는

아, 나는 북로 군정서 소년병 최인걸

자랑스런 대한독립군의 기관총 사수였다


지금도 나는 꼭 한 번만 더 살아나고 싶구나

언제고 한 번만 더 살아 일어나서

하나 남은 기관총에 다시 허리를 묶고

끊임없이 이 땅에 밀려오는 저 적들의 가운데로

방아쇠를 당기며 달려가고 싶구나

밀림 속에 숨어 아직도 돌격 소리 그치지 않는

저 새로운 음모의 한복판을 향해

빗발치는 탄알소리로 쏟아지고 싶구나

늦가을달 높이 뜬 삼천리 반도를 오가며

그때 부르던 기전사가 다시 부르고 싶구나.


(祈戰死歌: 청산리전투 당시 독립군이 부르던 군가)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eogkrskteh님의 댓글

eogkrskteh 작성일

북로군정서 소년병 최인걸 자랑스런 대한독립군의 기관총 사수!
다시 한 번만 더 살아 일어나서
하나 남은 기관총에 다시 허리를 묶고
여의도 국회의사당 안 저 새로운 음모의 한복판을 향해 방아쇠를 당겨라!
대한민국말세 대한민국말세 대한민국말세

대학낫도님의 댓글

대학낫도 작성일

우리는 살아서 부끄럽구나...

발효과학의 올곧은 실천 대학낫도 정보

대학낫도/ 첨단과학기술단지 바이오융합센터 대표 여영훈
전화 0612734589 팩스 061-273-4589
사업자 등록번호 215-13-38904 통신판매업신고번호 215-13-38904
부가통신사업신고번호 215-13-38904 개인정보관리책임자 여영훈
Copyright © 2001-2013 대학낫토.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