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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체통에 넣을 편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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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대학낫도 작성일06-01-12 00:58 조회2,551회 댓글0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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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체통에 넣을 편지가 없다.

    ┃한때 나는 편지에 모든 생을 담았다
    ┃새가 날개를 가지듯
    ┃꽃이 향기를 품고 살아가듯
    ┃나무가 뿌리를 내리듯
    ┃별이 외로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나는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에 내 생의 비밀을 적었다
    ┃아이의 미소를, 여인의 체취를, 여행의 깨우침을
    ┃우체통은 간이역이었다
    ┃삶의 열차가 열정으로 출발하다
    ┃나의 편지를 싣고 가는 작은 역이었다
    ┃그래 그런 날들이 분명 있었다

    낙엽에 놀라 하늘을 올려다 본 어느 날이었다
    ┃찬바람이 몰려왔다 갑자기 거친 바람에
    ┃창문이 열리듯, 낙엽은 하늘을 듬성듬성 비어 놓았다
    ┃그것은 상처였다,
    ┃언제부턴가 내 삶의 간이역에는 기차가 오지 않아
    ┃종착역이 되었다, 모두들 바삐 서둘러 떠나고 있다
    ┃나의 우체통에는 낙엽만 쌓여 가고
    ┃하늘은 상처투성이의 어둠이었다
    ┃밤엔 별들이 애써 하늘의 아픔을 가리고 있었다
    ┃그 아래에서 서성거리는 나의 텅 빈 주머니에는
    ┃그대에게 보낼 편지가 없다

    ┃분명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지나가고 있는데
    ┃분명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같이 살고 있는데
    ┃그들의 주소를 알 수가 없다
    ┃그들의 이름을 알 수가 없다
    ┃그들의 마음을 볼 수가 없다

    ┃우체통에 넣을 편지가 없다.

    詩. 원 재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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