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자전거를 타세요 ☆ 시인 이시하(李翅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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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학낫도 작성일06-06-30 21:35 조회3,162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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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부지, 눈속엔 꿈이 없어요.
막막하고 조용한 방죽 속,병든 붕어 같은 당신이 애틋하여
결핵 걸린 조그만 딸은 터져나오는 기침을 참으며 방직공장엘 나가요.
폐병쟁이란 걸 들키지 않으려 기침도 마음 놓고 못하는데,
기침이 시작되면 재빨리 사람들 틈을 벗어나야 하는데,
배에 힘을 주고 숨을 멈춘 채 기침이 잦아들길 기다려야 하는데,
아버지, 당신은 오늘도 술이 술술 넘어가 좋다셔요.
월급을 탔어요, 아버지. 나팔꽃같이 환해져선 잠시 웃었어요.
나팔꽃은 참 빨리 시들어요, 그치요?
시든 꽃처럼 다소곳이 월급봉투를 비웠어요.
짐 자전거 한 대와 검정 장화 한 켤레 사서 보냈는데요. 아부지,
달려나와 받으세요. 이장님 것보다 좋은 그것을요. 어서요,
아부지!
자전거를 타고, 검정 장화를 신고, 논으로, 밭으로, 햇살 속으로
사라지세요, 사라져 주세요!
노을을 지고 오세요, 아부지.
제1회『계간 정인문학 시문학상』당선작 (2006 봄호,창간호)
☆ 시인 이시하(李翅河)
☆ 프로필
▒ 1967년 경기도 연천 출생. 현 경기도 의정부 거주.
▒ 2005년 시집 '푸른 生으로의 집착; 출간
▒ 현재 「빈터」동인으로 활동중임
▒ 제1회『계간 정인문학 시문학상』수상.
▒ 제12회『정지용 문학상』수상.
가난한 아부지, 눈속엔 꿈이 없어요.
막막하고 조용한 방죽 속,병든 붕어 같은 당신이 애틋하여
결핵 걸린 조그만 딸은 터져나오는 기침을 참으며 방직공장엘 나가요.
폐병쟁이란 걸 들키지 않으려 기침도 마음 놓고 못하는데,
기침이 시작되면 재빨리 사람들 틈을 벗어나야 하는데,
배에 힘을 주고 숨을 멈춘 채 기침이 잦아들길 기다려야 하는데,
아버지, 당신은 오늘도 술이 술술 넘어가 좋다셔요.
월급을 탔어요, 아버지. 나팔꽃같이 환해져선 잠시 웃었어요.
나팔꽃은 참 빨리 시들어요, 그치요?
시든 꽃처럼 다소곳이 월급봉투를 비웠어요.
짐 자전거 한 대와 검정 장화 한 켤레 사서 보냈는데요. 아부지,
달려나와 받으세요. 이장님 것보다 좋은 그것을요. 어서요,
아부지!
자전거를 타고, 검정 장화를 신고, 논으로, 밭으로, 햇살 속으로
사라지세요, 사라져 주세요!
노을을 지고 오세요, 아부지.
제1회『계간 정인문학 시문학상』당선작 (2006 봄호,창간호)
☆ 시인 이시하(李翅河)
☆ 프로필
▒ 1967년 경기도 연천 출생. 현 경기도 의정부 거주.
▒ 2005년 시집 '푸른 生으로의 집착; 출간
▒ 현재 「빈터」동인으로 활동중임
▒ 제1회『계간 정인문학 시문학상』수상.
▒ 제12회『정지용 문학상』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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