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메뉴

커뮤니티
  • 공지사항
  • 고객쉼터
  • 동호회
  • 주문게시판

고객센터
커뮤니티
HOME >> 커뮤니티
  • 잡글창고

    그 강에 가고 싶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대학낫도 작성일03-04-25 23:54 조회3,088회 댓글0건

    본문

    {FILE:1}


    그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강가에서 그저 물을 볼 일이요

    가만가만 다가가서 물 깊이 산을 볼 일이다

    무엇이 바쁜가

    이만큼 살아서 마주할 산이 거기 늘 앉아있고

    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

    인자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

    산은 내 머리맡에 와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

    강물도 저 혼자 돌아간다


    그 강에 가고 싶다

    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

    산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 산에 그 강

    그 강에 가고 싶다


    {FILE:2}
    ---------------------------



    사람들은 왜 모를까---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



    짧은 해


    당신이 이 세상 어딘가에 있기에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갈대가 하얗게 피고
    바람부는 강변에 서면
    해는 짧고
    당신이 그립습니다.



    ---------------------------


    사 랑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데 없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 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봄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 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김용택.

    {FILE:2}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