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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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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芳河 작성일04-09-18 20:43 조회2,409회 댓글0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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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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